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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예술의 천국, 영국을 가다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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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예술의 천국, 영국을 가다

이란희 (한국거리예술센터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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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야외예술창작공간’ 방문사진 © XTRAX

영국의 거리예술은 지난 20여 년 동안 야외예술(Outdoor Arts)이라는 별도의 장르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야외예술 분야가 영국의 전체 예술 장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 크진 않지만, 아직 거리예술에 대한 정의나 개념에 대한 정책적 연구도 미비하고 독립된 예술 장르로써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 비하면 주목할 만합니다. 

이에 한국거리예술센터는 2017-18 한·영 거리 예술 교류사업을 추진하고자 지난 6월 말 영국의 대표적 야외예술축제인 그리니치+도클랜드 인터내셔널 페스티벌(Greenwich+Docklands International Festival) 프로그램을 참관하였습니다. 참관 기간 동안 이란희 한국거리예술센터 운영위원장이 직접 마주한 영국 거리예술 분야의 여러 현황들을 1편에서 소개하며 그리니치+도클랜드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거리예술축제 

WINCHESTER HAT FAIR

Winchester Hat Fair는 영국 거리예술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매년 7월 영국 남부 윈체스터에서 개최된다. 거리예술가들이 공연후 모자를 돌리며 공연 관람료를 받는 전통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이름처럼 처음에는 버스킹을 위한 페스티벌로 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축제측으로부터 공연료를 받는 대신 관객들로부터는 돈을 받지 않는다. 다만, 전통을 지킨다는 의미로 매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거리예술가  초청 공연의 경우에는 공연장에 모자를 두어 관객으로부터 공연료를 받는다. 

얼마 전 윈체스터 왕립극단을 함께 운영하는 Live Theatre Winchester Trust가 설립된 후 이 축제도 그 일부가 되었는데, 전통적인 연극과 거리예술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은 예술 퀄리티에 대한 도전이자 예술가의 재능을 독려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짐작된다. 본 축제는 “Hat Fair” 라는 컨셉을 유지하면서, 축제 이외의 시즌을 활용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과 장소특정형 공연 제작 등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STOCKTON INTERNATIONAL RIVERSIDE FESTIVAL

스톡튼 국제강변축제(Stockton International Riverside Festival)는 중부의 스톡튼온티즈(Stockton-on-Tees)에서 매년 8월 첫째 주에 개최되는 영국 최대 규모의 거리예술축제로 올해 29년째를 맞았다. 쇠락한 탄광 지역을 야외예술축제로 다시 활기 있게 만든 대표적 사례로, 매년 세계적인 거리예술 단체들을 초청한다. 

본 축제는 전 유럽의 수준 높은 거리예술 작품들을 지역주민에게 소개할 뿐 아니라, 사무국과 지역 주민이 6개월 정도 함께 준비하여 만드는 지역주민 퍼레이드(SIRF Carnival)도 축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7년에는 지역민들과 함께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 퍼레이드를 크게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이 축제가 예술작품에만 제한을 두지 않고, 지역 공동체에 뿌리내리고 소통하기 위하여 어떤 활동들을 해왔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창립자이자 27년 동안 예술감독이었던 프랭크 윌슨(Frank Wilson)은 현재 부예술감독으로 물러나 있고, 행정감독이었던 쟌 도허티(Jan Doherty)가 예술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GREENWICH+DOCKLANDS INTERNATIONAL FESTIVAL 

이번 리서치의 대상이기도 한 그리니치+도클랜드 인터내셔널 페스티벌(Greenwich+Docklands International Festival, 이하 GDIF)은 런던 동부의 그리니치 지역 야외에서 개최되는 런던의 대표적인 야외예술축제이다. 로열그리니치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에 걸쳐 10일간 진행되며, 1996년 창립 이래 창립자인 브래들리 헤밍스(Bradley Hemmings)가 예술감독을 계속 맡고 있다. 

GDIF의 프로그램은 런던이라는 대도시의 공동체적 특징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듯 했다. 도시의 역사에 대한 장소 특정적 이야기, 문화다양성 측면, 장애인 및 다인종·다민족 예술가들의 참여, 시민참여 프로그램의 확장 등 “통합과 화합”이라는 축제의 주제의식이 세부적인 프로그래밍 의도와 함께 읽히며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축제를 진행하는 우리들에게 일종의 동료의식마저 느끼게 해 주었다. 본 축제는 또한 영국의 거리예술 작품과 현황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마켓으로서의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OUT THERE INTERNATIONAL FESTIVAL OF CIRCUS & STREET ARTS

영국 동부의 해안도시인 Great Yarmouth에서 매년 9월 셋째 주에 열리는 Out There International Festival of Circus & Street Arts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거리예술 및 서커스예술 축제이다. 축제의 운영을 맡은 Seachange Arts는 예술 제작 및 개발 단체로, Out There Festival 외에도 Drill House라는 국제적인 제작 센터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의 대표인 조 매킨토시(Joe Mackintosh)가 축제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다. 

FREEDOM FESTIVAL

Freedom Festival은 2017년 문화도시로 선정된 영국 중부지역의 Hull 이라는 도시에서 9월 첫째 주에 개최되는 축제로 거리 예술 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 음악, 무용 등 ‘자유’라는 컨셉을 가진 여러 장르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2013년 축제를 위하여 처음 설립된 비영리 조직 Freedom Festival Arts Trust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비교적 신생 축제로 Hull과 주변 지역의 사회문화적, 경제적 재생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현재 이 축제의 가장 큰 미션이다. 예술감독은 마이키 마틴스(Mikey Martins)가 맡고 있다. 

영국의 거리예술 관련 기관 

101 OUTDOOR ARTS CREATION SPACE

런던 동쪽에 위치하며, 기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Newbury시는 예전에 곡물거래소였던 공간을 공연장으로 개조한 Corn Exchange Newbury가 있다. Corn Exchange Newbury가 예전 미군 주둔지역의 지역 개발을 위하여 조성된 기금으로 2014년에 만든 곳이 101 야외예술창작공간(101 Outdoor Arts Creation Space)이다. 약 10,000평방피트의 부지에 창고와 제작공간, 예술가 숙박과 리허설 시설 등이 있으며, 최근 예술가 레지던시와 야외예술 창작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Corn Exchange Newbury에서 운영하는 야외프로그램으로 연결되어 무대에 올려진다. 총괄 디렉터를 맡은 사이먼 채터톤(Simon Chatterton)은 101 창작공간에 오기 전 독립 프로듀서이자 축제감독으로 활동하였고, 다양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영국의 거리 예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프로젝트화하고 있다. 

INDEPENDENT STREET ARTS NETWORK (ISAN)

Independent Street Arts Network (ISAN)는 영국 야외예술 분야의 다양한 부분들을 함께 논의하고자 만들어진 조직으로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프로듀서, 예술단체, 기관, 축제, 지원기관, 교육기관 등 170 여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네트워크 안팎으로 수많은 인적 교류 활동, 학술연구 활동, 정책연구 및 제언 등 영국 야외예술 분야의 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며, 이외에도 거리예술이라는 공연장르를 수행하기 위한 실무적인 매뉴얼 작업, 관객 개발 및 지역 공동체와의 연결을 위한 세부적인 정보 공유 등 예술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수행한다. 

특히, 거리예술가들이 작업할 때 가지는 다양한 고민들을 분류하여 기준이 되는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렇게 분류한 세부 카테고리들을 통해 현재 영국의 거리예술가들이 어떤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지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즉, 제작방식, 건강과 안전, 장애인 접근성, 환경유지, 예술가 고용을 위한 실무, 교육과 훈련, 사례 만들기, 재정적 개발 등의 키워드를 통해서 ISAN이 거리예술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고, 영국의 거리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작업을 통해서 단지 예술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작업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NATIONAL ASSOCIATION OF STREET ARTISTS IN UK (NASA UK)

영국거리예술가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treet Artists in UK, NASA UK)는 영국의 거리예술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ISAN이 거리예술이라는 넓은 범주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거리예술가의 전문성 개발 및 지원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예술가의 입장에서 정책과 전략 토론에의 참여, 주요 기관들과의 네트워킹과 거리예술분야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 등을 통해 거리예술가의 권익과 활동성을 높이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WITHOUT WALLS 

위드아웃월스(Without Walls)는 영국 야외예술 분야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축제들의 컨소시움이다. 컨소시움을 구성하는 축제는 다음과 같다.

Brighton Festival / Greenwich+Docklands International / Festival Winchester Hat Fair / Norfolk & Norwich Festival / Salisbury International Festival / Stockton International / Riverside Festival / Out There International Festival of Circus & Street Arts / Showzam! / Just So Festival / 101 Outdoor Arts Creation Space 

위드아웃월스는 커미셔닝, 공동제작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작품을 제작 지원하고, 만들어진 작품을 유통시키는데 협력함으로써 영국 거리예술 분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트랙스(Xtrax)라는 전문 프로듀서 그룹에 의해 운영되며, 제작 지원한 작품을 예술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의 관객들과 만나게 하기 위한 축제들의 협력 네트워크인 Associate Touring Network 프로그램(이하 ATN)을 운영하고 있다. 이 ATN의 파트너 축제는 3년에 한번씩 선정되며 2016-2018의 파트너 축제는 다음과 같다.

Vivacity, Peterborough / Bell Square, Hounslow, London / Yorkshire Festival / SO Festival, East Lincolnshire / Leicester City Council / Appetite, Stoke-on-Trent / Freedom Festival, Hull / Right Up Our Street, Doncaster / Lancashire Encounter, Preston / Derby Feste 

ATN의 주요 목적은 예술을 접하기 힘든 지역의 관객들에게 거리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동시에 이를 통하여 거리예술 분야의 관객 개발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실제로 ATN의 파트너 축제들은 그들이 운영하고 있는 관객 개발을 위한 방법론들을 공유하고 있다. 

XTRAX 

엑스트랙스(Xtrax)는 영국의 거리예술을 위한 작품 제작, 프로그램 기획, 국제교류 등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영국 거리예술 유통 활성화와 해외 진출 촉진을 위한 거리예술 쇼케이스,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전문가 교류 사업, 축제 및 야외행사의 자문과 프로그래밍 사업, 그리고 영국의 거리예술 관련 정보를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 디렉토리 사업을 하고 있다. 영국의 에어리얼 공연단체인 와이어드에어리얼씨어터(Wired Aerial Theatre)의 프로듀서이자 부킹에이전시로서 As the World Tipped라는 작품을 제작하여 성공적으로 투어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올웨이즈드링킹마칭밴드(Always Drinking Marching Band)의 영국 내 투어를 위한 부킹에이전시 업무를 하고 있다. 영국 거리예술 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위드아웃월스의 실무 운영도 담당하고 있다. 

위의 기관들 외에도 다수의 기관들을 방문했는데, 아래의 이미지 다음에 보이는 기관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 기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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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IF를 수놓는 거리공연, Nofit State Circus & Motionhouse Dance “Block © Steve Eggle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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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Centre © XTRAX

이번 리서치 방문에서 느낀 영국의 거리예술은 본연의 특성과 관객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분석·기록하여, 거리예술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예술장르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근거의 틀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료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젊은 관객을 포함한 모든 연령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특히 16-34세의 젊은 층과 35-54세의 중년층에게 강하게 어필한다는 점, 관람객으로 하여금 장소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준다는 점, 공동체 통합에 기여한다는 점, 관객 대부분이 지역적으로 동일하지만 동시에 인종적으로는 매우 다양하다는 점 등의 거리예술이 가지는 특성들이 구체적인 근거자료와 함께 정리되고 연구되어 거리 예술의 공공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공감대를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영국 전역의 크고 작은 축제들과 거리예술 관련 기관들이 연합되어 상호 협조 체계 안에서 각각의 조직들이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며 깊이있게 논의를 지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아가 아직 마이너 장르에 속하는 영국의 거리예술은 그 생존과 영향력 강화를 위하여 예술가의 자연스러운 창작 동기보다는 관객 개발과 분석, 문화복지 수단으로의 활용, 각종 사회적 이슈의 포용 등 거리예술이 숙명적으로 갖는 사회적 역할을 좀 더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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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희는 문화공연 기획사 (주) 빈체로와 2010 하이서울페스티벌 해외공연팀 팀장으로 재직하였으며, 현재
 서울거리예술축제 프로듀서 겸 한국거리예술센터 운영위원장이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도시 공간의 새로운 의미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란희 프로듀서는 거리에서 시민 누구나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끔 거리예술축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서울거리예술축제2016>을 만들었다. 이 축제에서는 총 9개국의 다양한 거리예술 작품 51편을 선보였다. 

▶ 출처 : https://www.britishcouncil.kr/programmes/arts/performance-arts/street-part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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