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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포럼2016]알베르토 알레시 “훌륭한 디자이너는 좋은 시인…디자인도 인간의 감성 자극해야”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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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알베르토 알레시 “훌륭한 디자이너는 좋은 시인…디자인도 인간의 감성 자극해야”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전 세계에 이탈리아의 예술감성을 수출하고 있는 알레시(ALESSI)사 최고경영자(CEO) 알베르토 알레시(Alberto Alessiㆍ사 진)는 ‘훌륭한 디자이너’는 ‘좋은 시인’으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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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알레시

 

알레시는 디자인을 위해 디자이너 조직을 포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름다움을 좇는 크고 광활한 세계를 사내 디자이너 조직으로 한정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알레시는 다음달 8일 연사로 나서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에서도 ‘세상에 없는 디자인을 디자인하다(A new world of design)’라는 주제로 국내 대중들에게 디자인의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알레시는 포럼에 앞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e-메일 인터뷰에서 “알레시사에서 훌륭한 디자이너는 좋은 시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감성에 있다는 그의 지론에서 나온 말이다.

디자이너도 시인처럼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며, 이는 결국 대중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알레시는 평소에도 “세상은 점점 바쁘게 변하고 있지만 감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해왔고, 이는 디자인 업계의 명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단순히 한 분야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알레시가 생활용품을 주로 생산하면서도 디자인 협업을 산업디자이너들과만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는 알도 로시(Aldo Rossi), 알렉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 론 아라드(Ron Arad) 등 다양한 국적의 건축 디자이너들과 협력해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당신이 최고의 제품을 찾는다면 더 큰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알레시는 “제품에서 디자인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최근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좋은 품질과 기능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알레시사와 같은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뭔가 더 나은 것이 있어야 한다”며 “그것은 바로 예전에 전혀 보지 못한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그는 “(제품의)기능은 전제조건이긴 하지만 결코 필요조건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이 늘 쉽진 않다. 특히 생활용품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건축ㆍ패션 디자이너들과 협업에 대한 피로감은 없을까. 알레시는 가장 어려운 협업 사례로 1990년 진행했던 프랑스 출신 산업디자이너 필립스탁과 했던 콜라보를 떠올렸다. 필립스탁은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중 하나다. 요즘 가장 ‘핫(Hot)’한 디자이너다. 스탁은 알레시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생활용품은 물론 가구, 패브릭, 인테리어 등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스탁이 디자인한 물건으로 집안의 모든 것을 꾸밀 수 있을 정도다. 그런 그와의 협업이 어려웠던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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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시 살리프

 

알레시는 “필립스탁과 좋은 스테인리스 선반을 디자인하는 계약을 했는데, 3년간 연락이 없었다”면서 “계약을 한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알루미늄으로 만든 ‘쥬시 살리프(Juicy Salif) 도안을 보내왔다”고 회상했다. 쥬시 살리프는 이태리어로 ‘과즙을 짜는 기구’를 뜻하는 말이다. 레몬이나 오렌지를 반으로 잘라 이 기구 위에 얹어 돌리면 아래로 과즙이 나온다.

스탁은 피자를 먹다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당장 피자 받침 종이에 대강 스케치해 알레시에게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 제품은 20세기 산업 디자인의 아이콘과 같은 제품이 됐다. 알레시사에서 쥬시 살리프 같은 제품이 나온 건 알레시사가 디자이너들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아이디어 구상부터 완제품 출시까지 평균 2년, 길게는 7~8년 동안의 여유 있는 작업시간을 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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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스탁이 보내온 쥬시 살리프 도안이 그려진 피자 받침 종이

알레시는 디자인의 영감을 주변의 모든 사물로부터 얻는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며 “우리는 단지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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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포럼2016#알베르토알레시#필립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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