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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주의 기억’ 세계로 이어가다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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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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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근, 태극기를 흔드는 4명의 배우들, 1995년 9월 28일 (Plate. 5 Four Actors Waving the Korean Flags, September 28.[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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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전시 ‘MaytoDay’가 전세계에서 네트워크 형태로 열린다. 서울에서는 아트선재센터에서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된다. 역대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아카이브 자료, 당시 항쟁의 증언으로 작동했던 목판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했다.[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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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페이 관두미술관에서 지난 5월 1일부터 열린 ‘May Co-sensus: Demo-stream in Democracy’(오월 공-감: 민주중적 증류)전 전시전경.[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리기 위한 전시가 타이페이, 서울, 부에노스 아이레스, 쾰른, 광주, 베니스에서 잇달아 열린다.

 

광주비엔날레재단(대표 김선정)은 광주정신의 동시대성을 탐색하는 전시 ‘MaytoDay’(메이투데이)를 세계 각국에서 개최하며, 서울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에서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주제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전시를 개최한 곳은 타이페이로, 황 치헨훙이 기획을 맡아 관두 미술관에서 지난 5월 1일 개막했다. 1970년대 후반 대만의 민주화 운동과 광주를 연결하는 전시다. 쾰른에서는 큐레이터 최빛나가 오는 7월 3일부터 9월 27일까지 쾰른 세계예술아카데미에서 광주시민미술학교를 중심으로 일어난 목판화운동에서 영감을 받아 임시 대안학교를 구현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소피아 듀런과 하비에르 빌라가 기획자로 나서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와 민주화 역사를 광주의 5월 어머니회와 연결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이렇게 각국에서 열린 전시들은 9월초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만나 전시되며 이후 베니스로 넘어갈 계획이다.

 

서울 전시는 독일 출신 유명 기획자인 우테 메타 바우어(Ute Meta Bauer)가 기획했다. 역대 비엔날레 출품작을 중심으로 아카이브 자료와 판화가 나란히 걸렸다. 우테 메타 바우어는 “민주주의는 항상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이며, 주어지거나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1980년 광주는 2020년에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전시장에는 과거와 현재의 ‘다리 놓기’가 인상적이다. 과거를 기록해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의미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전시장 3층으로 들어서면 오른쪽 끝 벽과 왼쪽 끝 벽에 사진이 걸렸다. 군인과 민간인이다. 군인 사진은 5.18 당시 민간인 시위 진압을 위해 병력이 배치됐던 광주 군사기지에서, 민간인 사진은 1980년 범시민 궐기대회가 열렸던 민주광장에서 2010년 촬영했다. 사진속 인물들은 5.18을 경험하진 못했지만, 양 전시장 끝에 마주보는 모습은 여전히 5.18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논쟁과 대치하는 현실을 은유한다.

 

 

이불의 ‘천지’(2007)는 사진으로, 그리고 이를 제작하기 위한 드로잉과 습작이 전시됐다. 지난 2010년 5.18 30주년 기념전에 출품된 바 있는 ‘천지’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를 야기한 물고문에 사용된 욕조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욕조 가장자리엔 백두산을 본 뜬 형상이 자리잡았다. 신군부는 5.18을 북한 공산당이 사주한 내란행위로 규정했다. 이불은 민주화를 향한 한국의 열망을 대표하는 5.18민주화 운동을 냉전으로 인한 남북 분단과 연결짓는다.

 

전시장 2층에 걸린 사진작가 노순택의 ‘망각기계’는 22년만에 신원이 확인된 무명열사 묘역의 영정사진을 2007년부터 10년간 촬영했다. 처음엔 또렷하던 앳된 청년의 얼굴이 비바람을 맞으며 흐려져간다. 그렇다고 있었던 것이 없던일이 되는 게 아니다. 5·18은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 살아있음을 강조한다.

 

이외에도 전시 속 전시로 목판화 섹션이 마련됐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서 일종의 미디어 역할을 했던 목판화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대량으로 선보인다.

 

또한 작가들이 바라본 광주와 함께 실제 광주의 역사를 기록한 보도사진과 아카이브도 전시된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취재 자료도 볼 수 있다. 아트선재에서 전시는 7월 5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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