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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millinery 박규은 디자이너
2017.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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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Q millinery 박규은 디자이너

By 한성주 (스토리텔러)

디지트(DIGIT, digitart.kr)에서 Q millinery 대표 박규은 디자이너를 찾아갔다. 박규은 디자이너는 여느 패션 디자이너들과 다르게 대학 시절 순수 예술을 전공했다고 한다. 트렌드에 방해 받지 않는 그녀의 감각은 모자 디자인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큰 브랜드이기 보다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 박규은 디자이너를 지금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자 디자이너 박규은입니다. 큐 밀리너리는 머리에 올라가는 모든 사물은 모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만든 모자 브랜드예요. 그래서 실용적인 모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헤드 피스를 만들고 있어요.
시작한지 얼마나 되셨나요?
시작을 한지는 현재 2년이 되었지만 초반 1년 정도는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기 시작한 건 1년 정도 되었어요. 사실 저는 원래 파인 아트를 공부하면서 그림 그리고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작가의 길을 그만두고 모자를 배우기 시작했죠.
여러 아이템 중 모자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파인 아트를 할 때도 종이 작업 위에 스티치를 넣거나, 옷과 드로잉을 함께 설치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 맥락의 작업들을 하다가 옷을 입는 사람들의 아이덴티티가 어떻게 옷에 적용될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자에 관심이 생겼고, 평소에 작업하듯이 브랜드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초심을 지키는 단계이겠네요.
그렇죠. 저는 누군가가 이미 시도한 디자인은 웬만하면 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미나와 있는 걸 굳이 다시 만드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시중에 없는 제품이나 저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만들려고 해요.
파인 아트에서 패션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어려운 점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계속 해왔던 순수 미술과 패션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처음에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개념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순수미술의 경우에는 혼자 작업하고 전시하는 것이 주된 활동인데, 패션은 작업 이외의 부수적인 활동이 많아요. 예를 들면, 자기 PR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협찬, 촬영 등 작업 이외의 것들 때문에 사람들도 끊임없이 만나야 하고요. 지금은 이런 패턴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중이에요.
디자인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점은 많죠. (웃음) 우선 재료가 국내에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힘들었어요. 한국에는 밀리너리에 쓰이는 전통적인 재료들을 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대부분 공장에서 찍어내고 수작업으로 만드시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소비층도 적고요. 또 저는 수증기를 먹인 원단을 나무틀로 모양을 잡아서 제작을 하는데, 이 틀을 만드는 곳도 한국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다 해외에서 가져오거나, 초반에는 제가 직접 깎아 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맞춤모자, 수제모자에 대해 친숙하지 않고 과감한 헤드 피스를 쓰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디자인 스펙트럼이 좁아지는 경향이 있어요. 재미있는 디자인을 할 기회가 적어지는 것이 많이 아쉬운 것 같아요.
큐 밀리너리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까 말했듯이 이미 나와있는 디자인들과 겹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제가 대부분 핸드 메이드로 제작을 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스티치 디테일을 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하면 모든 모자가 다 똑같이 만들어지지만, 핸드 메이드의 경우에는 하나하나가 다 다르고 울퉁불퉁한 느낌마저 고유의 느낌으로 다가오죠.
작업할 때 선호하는 소재가 있나요?
저는 와이어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해요. 파인 아트를 할 때도 캔버스에 드로잉 하는 것 보다 선적인 요소를 이용해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 것의 연장선인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이어로 작업을 하면 빛과 만나서 그림자 효과가 극대화 되거든요. 실용적인 모자에서 선호하는 소재는 펠트예요. 견고하면서도 구부리기 쉬워서 조형적인 디자인을 하기 좋아요.
여태까지 했던 작업 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했던 작업 중에 앞뒤 구분없이 쓸 수 있는 모자가 있어요. 2013년도에 모자를 공부하면서 제가 쓸려고 만든 모자인데, 주변 사람들이 나중에 브랜드에서 보여줘도 좋을 것 같다고 한 모자예요.  모자 하나로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서 두가지 분위기를 낼 수 있고, 뒤가 뚫려 있어서 쓰기에도 편해요. 사람들에게 각인이 돼서 잘 안 잊혀지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일 좋아하는 작업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콜라보를 한 경험이 있나요?
패션쇼 콜라보를 3번 정도 했어요. 서울패션위크에서 RESSURECTION 과 A.av 라는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는데, 두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이 달라서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레쥬렉션의 경우에는 컬렉션 컨셉이 워낙 강하고 쓰고 싶어하는 소재가 확실했어요. 그래서 주로 퍼 소재의 오버사이즈 모자를 제작했죠. 아브 같은 경우에는 이번이 두번째 콜라보여서 작년이랑 비슷한 디자인으로 진행했어요. 아브 컬렉션에는 펠트 소재의 모자나 비니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LIFE FORMULA 하재민 디자이너와 친해서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요. 하재민 디자이너도 한국적인 베이스로 작업을 많이 해서,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헤드 피스들을 많이 작업했어요. 첫번째 시즌에는 한국적인 모양이지만 소재에서 변화를 주었고, 두번째 시즌에서는 룩북 촬영에 들어갈 한국적인 가면이나 테슬을 이용한 헤드 피스들을 작업했어요.

나체와 모자의 조합이 굉장히 신선했는데, 어떤 컨셉으로 진행하신 건가요?
이건 제가 순수 예술을 하던 것의 연장선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제가 원래 인체 드로잉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파인 아트에서 패션으로 넘어가면서 기존에 하던 작업과 모자를 어떻게 섞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예요. 또 제가 일반적인 패션 화보를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해요. 다른 화보들처럼 그냥 모자 예쁘게 쓰고 찍는 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촬영 하면서 모델분께 요가 포즈를 부탁했죠. 인체를 최대한 뒤틀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한 느낌이 들고 인체인 걸 못 알아채도록 연출했어요. 

디자인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영감을 받는 곳은 엄청 많아요. 미리 정한 컨셉을 토대로 조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좋은 소재를 발견하면 그 소재에 맞춰서 디자인을 생각하기도 해요. 아니면 생활 속에서 괜찮은 색 조합을 찾아서 모자에 적용해보기도 하고요.
이번 시즌은 어떤 컨셉으로 진행하셨나요?
이번 시즌은 별자리에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했어요. 밤하늘을 떠올리면 반구에 별자리들이 박혀 있는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이 반구를 모자에 대입해서 머리가 들어가는 부분에 별자리대로 구멍을 뚫어서 모자를 만들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은 꾸준히 하고싶어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한국적인 주제의 작업들을 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에는 소재나 모양이 특이한 모자가 많은데 가치에 비해 너무 과거에 머물러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모자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해보고 싶은 목표예요. 그리고 액세서리 브랜드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연극이나 무용 공연에 쓰이는 헤드 피스들을 작업해보고 싶어요.
큐 밀리너리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아직 입점한 매장은 없고 간간이 팝업 스토어를 하고 있어요. 현재는 무드랩이라는 곳에서 잠깐 전시 겸 판매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달에는 `트렁크쇼`라는 웹사이트에 입점할 예정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브랜드로서 아직까지 큰 계획을 잡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몇 년 있다가 없어지는 브랜드들이 많으니까요. 크기를 막 키우지는 않더라도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디자이너로서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한국적인 것을 더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한국의 장인들을 직접 찾아가서 작업하는 과정도 배우고, 한국에 숨어있는 좋은 재료들을 살려서 모자에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연구도 해보고 싶어요.
Q millinery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머리 위에 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드는 브랜드. 오브제를 머리 위에 얹었을 때 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는 브랜드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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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design#패션#모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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