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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오준식…“옳은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20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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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오준식…“옳은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배려하면 얼마나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를 2년안에 보여드릴게요. 그게 목표입니다. 소비자가 느끼는 모든경험을 책임지고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기업이 다음 세대를 이끌 것입니다.”

기자와 만난 오준식 아모레퍼시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일성이다. 자신감도 엿보였다. 단순히 제품의 외형을 의미하는‘디자인’은 이미 그의 세계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소비자의 경험과 문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디자인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디자인 경영’의 핵심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국내 디자인계의 혁신 아이콘이다. 지난 1월아모레퍼시픽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의 또 다른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인간의 피부에 직접 밀착돼 스며드는 스킨 로션처럼 소비자의 일상에 더욱 깊게 스며들었다. 일상속으로 스며든 디자인이 그들의 경험과 문화, 그리고 생활방식을 바꿔 나가는 또 다른 ‘혁신’을 그는꿈꾸고 있다.

그 중심엔 ‘옳은 디자인(Right Design)’에 대한 신념이 자리한다.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장착한 ‘굿 디자인(Good Design)’에서머무는 것이 아닌,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켜주는 ‘옳은 디자인’으로 가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수표동 아모레퍼시픽 본사디자인랩에서 그를 만났다. 3시간 남짓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보다는 앞으로 이뤄갈미래를 강조했다. 



-당신은 ‘디자인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것이다. 샤넬은 향수가 아니라 파리를 판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그 말 그대로예요. 우리는 샤넬을 살 때 단지 ‘향수’를 사는 것이 아니라 파리에 대한이미지와 느낌, 경험을 삽니다. 또 티파니를 살 때는 뉴욕의 로맨틱함을 사죠. 그렇게 하나의브랜드, 제품이 단순한 ‘물건’을 넘어서 경험의 집합체가 될 때 트렌드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되는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티파니는 어떻게 4세대가 넘는 시간 동안 그렇게 꾸준히 ‘세상에서가장 로맨틱한 고백’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을까요. 디자이너는 그렇게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고민하고 디자인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에서 당신이 맡은 임무도 그런 ‘브랜드 디자인’인가요. 그것을 위해서 구체적으로어떤 영역의 작업들을 하나.

▶저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영수증 뒷면의 디자인부터플래그십 스토어의 디자인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그건 디자인의 범위를 넓힌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그저 ‘디자인으로 경제활동에서 해야 하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일 뿐이죠. 그 말은 결국, 소비자가 그 기업을 통해 느끼는 경험의 모든 부분을 디자이너가 책임진다는 의미입니다. 고객에게 기업이 주고 싶은 브랜드의 모든 경험, 그것을 설계하는 것이죠.


-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보면, 어느 아름다운 호텔에 100명의 손님이 와서 받고 가는훌륭한 인상은 한 가지가 아니라 100가지입니다. 누군가는아침을 먹을 때 마음에 드는 스푼 하나를 발견해서 그 기억 때문에 호텔을 잊지 못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방에 도착했을 때 침대 맡에 놓여있는 작은 액세서리 하나 때문에 그 호텔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경험의 전체’입니다. 제 작업은 결국,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그 모든 경험을 하나하나찾는 과정입니다.

-앞선 질문에서 소비자에게 ‘옳은 경험’을 제공하고, ‘옳은 디자인’을 한다고 말했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디자이너는 그의 디자인을 어떤 형태, 어떤 소재로 하느냐에 따라서 하나로 ‘엄청난 쓰레기 양산자’가될 수도 있고, 반대로 ‘엄청난 자연의 기여자’가 될 수도 있죠. 또소비자들과 교류하는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의 양과 질에 있어서 옳은 메시지를 담아야 합니다. 그래서 ‘옳은 디자인을한다’는 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할 때 ‘이왕 똑같은 가치라면 어느 디자인이 더 옳은영향을 줄까?’라는 질문을 디자이너가 늘 스스로 하게끔 하는 거죠. 그래서제 생각에는 ‘굿 디자인’이라는 표현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브랜드 경험을 완성해주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넘어야 할 큰 산인데, 굿 디자인이라는 표현 속에서는 아이디어만이 강조됩니다. ‘사람들이 가야 할 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거죠. 좋은 디자인이 아닌 ‘옳은 디자인’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그게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 나가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옳은 디자인’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싶은가.

▶저는 아모레퍼시픽이 다음 시대의 한국을 이끌어 갈 포스트 삼성전자이자 현대자동차라고 생각합니다. 제가유학한 프랑스를 떠올려 봅니다. 에펠탑, 파리지엔느, 바게트, 와인, 향수, 치즈그런 것들이 떠오르죠. 하지만 사실프랑스는 놀라울 정도로 기간산업 중심의 나라입니다. 상업 우주산업을 하고 있고, 비행기를 만들고 또 세계 곳곳에서 원유 같은 에너지원을 개발하죠. 그 모든 것을 누르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이 샴페인과 향수입니다. 그들은그것을 더 이상 기술로 팔지 않습니다. ‘파리’라는 경험으로팝니다. 그 소프트 인더스트리의 영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회사가 우리나라에 몇 개 정도가 있을까요. 기술 중심, 제조업 중심의 산업을 넘어 그런 도약의 발판을 아모레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이 아니라 ‘코리아’의 경험을 파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그 작업을 제가 시작해 두면 그 좋은 의미는 계속 타고 흐를 것이라 봅니다.저는 이미 이곳에서 ‘타임리스’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박수진ㆍ이슬기 기자/sjp10@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DSR란?=헤럴드경제가 매주 게재하는 디자인면의 주제는 ‘이젠 DSR(디자인의 사회적 책임ㆍDesign’s Social Responsibility)이다’입니다. 단순한 제품과 상품 디자인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담은 디자인, 성과와혁신을 넘어 공존의 가치를 담은 디자인, 그것이 바로 DSR입니다. 헤럴드경제가 연중 최대 행사로 다음주 진행하는 ‘헤럴드디자인위크2013(HeraldDesign Week 2013)’ 전까지 게재되는 이 지면에서 독자 여러분은 디자인의 미래 창(窓)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310020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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