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복잡한 삶을 닮은 기계, 골드버그
By 배지수 (스토리텔러)
‘골드버그’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단어는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골드버그’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여러 방면에서 자주 접해오던 장치이다. 우선 ‘골드버그’가 어떤 장치를 의미하는지 동영상으로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이처럼 여러 가지 물체의 연쇄반응에 의해 목표 행동을 하도록 고안된 장치를 골드버그 장치라고 한다. 골드버그 장치에서는 처음 행동에 가해진 동력 외에는 어떠한 외부 동력도 중간에 가해져서는 안된다. 따라서 골드버그 장치를 고안할 때는 엄청난 창의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수많은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 번이라도 실수가 난다면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
골드버그는 이렇듯 굉장히 복잡한 장치이다. 하지만 골드버그 장치를 보다 보면 한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위 동영상에서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컵을 내려놓고 많은 장치들을 거쳐 결국 도달한 행동은 그저 신문 한 장을 넘기는 것이다. ‘그냥 직접 하는게 더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골드버그 장치의 의미를 잘 이해한 것이 맞다.
골드버그 장치는 루브 골드버그라는 한 미국인 만화가에 의해 탄생하였다. 그는 사람들의 과도하게 복잡한 삶을 풍자하고자 이 장치를 고안해 내었다. 단순한 일을 매우 복잡하게 하는 장치, 즉 현대인들의 최대의 노력으로 최소의 결과를 얻어내는 비효율적인 삶을 그는 비판하고자 한 것이다.
<출처=지식백과>
위 그림들은 처음 골드버그가 고안해낸 장치들이다. 각각 램프에 불을 붙인 후 15단계에 걸쳐 등을 긁어주는 기계와 음식을 한 숟갈 뜬 후 13단게에 걸쳐 휴지로 입을 닦아주는 기계이다. 역시 바로 등을 긁고 휴지로 입을 닦는 것이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골드버그 장치는 20세기 처음 발표된 이후, 기발함과 재미로 인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그 뒤로 ‘골드버그’라는 단어 자체가 비효율적이다 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사람들의 삶을 비판하기 위하여 고안된 골드버그 장치는 골드버그의 의도 외의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그 예시로는 NASA에서 우주 비행사들의 과학적 상상력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골드버그 장치를 사용하는 점이다. 골드버그가 ‘에너지 전환’에 기반하므로 과학적 상상력이 풍부해야지만 골드버그 장치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 NASA에서 주목한 점이다. 즉, 골드버그 장치 기획을 통해 처음 가해진 에너지가 단계를 거칠 때 마다 위치 에너지, 운동 에너지, 열 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로 전환을 하며 최종 단계에 도달하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집중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광고에서도 활용이 된다. 혼다 자동차의 자동차의 구성부품들을 사용해 만든 CF를 그 예시로 소개하겠다. 이 CF는 CG가 아니라 원테이크 기법을 통해 촬영된 CF 이다.
골드버그 장치에서는 주로 3가지 장치가 빈번하게 활용된다. 혼다 자동차 광고를 예시로 3가지 장치를 설명해보겠다.
우선 가장 많이 사용 되는 장치는 ‘도미노’ 장치이다. 쉽게 고안할 수 있으며, 쓰러질 때의 긴장감이 장치에 재미를 더해 자주 활용된다.
두번째로는 ‘원스핀’을 들 수 있다. 주로 둥근 물체의 회전이나 레일을 활용한다. 원스핀은 골드버그 장치에 속도를 더할 수 있으며 과정을 좀 더 화려하게 만든다.
마지막 장치로는 ‘경사면’이 있다. 경사면을 이용하면 물체를 빠르게 이동 시킬 수 있다. 또한 경사면에서 힘이 더해져 멀리 날아가도록 하는 효과도 줄 수 있다.
골드버그 장치에 대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예시를 더 소개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어릴 적 자주 보던 ‘짱구는 못말려’에서도 골드버그가 유쾌하게 활용되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힘들고 복잡한 삶에서 사람들은 지쳐간다. 하지만 혹시 골드버그 장치와 같이 우리의 삶이 쓸데없이 복잡한 것은 아닐까? 어쩌면 더 간단하고 쉬운 일을 우리가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돌아 볼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