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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만든다. WGNB 백종환 공동대표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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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공간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만든다. 

WGNB 백종환 공동대표

By 한성주 (스토리텔러)

디지트(DIGIT, digitart.kr)에서 17년 3월을 시작으로 격주로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다. 그 중 첫 번째로 선정된 분은 WGNB의 백종환 소장이다. 그는 현재 WGNB소장으로 합정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디자인을 하는 공간 디자이너이다. 그를 만나게 된 것은 디지트 대표(한기준)와의 우연한 SNS(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라고 한다.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백종환 소장은 밝은 모습으로 에디터를 맞이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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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이너, 백종환 소장>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공간 디자이너 백종환입니다. 공간 디자이너라는 말을 가장 좋아해요. 다른 말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WGNB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WGNB는 월가앤브라더스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박성칠 소장님이 월가어소시애이트에서 일하고 계실 때 저는 학교 제자였어요. 박 소장님이 건축을 전공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셨지만 계속 건축에 뜻이 있으셨고, 그 이후로 계속 인연이 되어 같이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브라더`스` 라는 말은 박 소장님과 저 사이의 관계를 뜻하기도 하고, 우리 식구(스탭)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취미가 있다면

사실 취미로 따로 하는 일은 없어요. 디자이너들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일 얘기의 연속일 수도 있고, 각자의 생각들을 이야기 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일을 계속 하는 것 같아요. 잠자기 전에도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눈 뜬 채로 밤 새기도 해요. 그 밖의 남는 시간들은 최대한 가족들 하고 보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본인을 워커홀릭이라고 생각하는가

네. 저는 한 때 가구도 많이 디자인하고 전시도 했어요. 지금 사무실에 있는 이 의자도 제가 디자인 한 의자입니다. 이상하게 6-7년 전부터 가구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가구를 하다 보니까 잘 쓰지 않는 색, 구조, 디테일 등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것들은 결국 공간하고 연결되어 있더라구요. 아직까지도 가구를 계속 하고 싶은 꿈은 있습니다. 이를테면, 공간을 멋지게 디자인하고 화룡점정을 찍고 싶은데, 디자이너 작품을 사기엔 비싸고 이미테이션을 고르자니 너무 가슴 아프고…… 그럴 바엔 만들어서 넣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제 가구를 넣은 공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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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함께 가구도 디자인 한다는 백종환 소장>

요즘 하고 계신 일

현재 합정에 생기는 교보문고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또 점점 해외에서 임대주택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 오피스텔에서도 커뮤니티 공간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내가 이 주택에서 살 이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휘트니스, 라운지 카페 등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커뮤니티 공간도 최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기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요즘에는 3주에서 한 달 정도 걸려요. 예전에 비해 엄청 짧아졌어요. 물론 몇 개월짜리 프로젝트도 있고, 그건 클라이언트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기업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는 큰 평수는 3달, 보통은 1-2달 정도 걸려요. 건축이랑 다르죠. 

박성칠 소장님과 백종환 소장님의 역할이 어떻게 나뉘는지 궁금합니다. 

박 소장님과 일이 겹치지는 않아요. 저는 공간 디자인만, 박 소장님은 건축만 하는 편입니다. 

직원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는가

건축 분야에 한 분 계시고 나머지는 공간 디자인을 담당합니다. 모두 시공이랑 설계를 둘 다 하고 따로 부서가 구분되어있지는 않아요. 

직원채용방식

처음에는 다른 회사들처럼 포트폴리오를 보고 뽑아요. 그 다음부터는 직원들과 1대1로 면접을 진행합니다. 그 다음에 만약 2-3명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아요. 일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팀워크인데, 1대1 면접 과정에서 서로 친해지게 되고, 또 직원들이 책임감도 갖게 돼서 이런 방법을 쓰게 된 것 같아요. 

직원들과 일 진행방식은

한 프로젝트마다 2-3명씩 하고 있고, 그 친구들이 또 2-3 프로젝트를 해요. 우리는 처음부터 테이블에 모여 앉아서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클라이언트와 미팅하고, 공간을 꾸미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과정을 모두 함께 합니다. 

사무실에서 지키는 수칙이 있다면

건축도 똑같겠지만, 늦게까지 일하고 또 일찍 출근하면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아서 좋은 디자인이 안 나오거든요. 기본 출근 시간은 있지만, 전날 밤을 샜다면 일찍 퇴근하도록 하기도 해요. 그리고 입구에 있는 글귀를 자주 말하는 편이에요. 하나의 오브제, 하나의 상황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라고 항상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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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입구에 있는 글귀.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자!>

졸업하고 제일 먼저 했던 프로젝트는?

월가어소시애이트에서 성형외과 프로젝트를 했어요. 저는 졸업하고 4-5년 정도 주로 현장에 있었어요. 설계가 아니라 시공부터 시작한 것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건축 현장 관리를 하다 보니 건물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인테리어 분야 시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설계만 하다 보면 앉아서 그림만 그리게 될 수 있는데, 막내로서 패기 넘칠 때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제가 막 입사했을 때 월가 사옥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때 입구가 엄청 높았는데, 4미터 정도 되는 조명을 직접 용접을 배워서 만들었어요. 그것도 생각이 나네요.

본인이 생각하는 공간디자인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제가 만든 공간에서 제가 계획한 선대로 사람들이 움직일 때 기분이 좋아요. 커머셜 공간의 기본은 매출인데, 사람들이 계획한 대로 안 움직이면 엄청 속상하거든요. 다 내 자식 같아요. 

또 저희는 리모델링을 많이 하는데 리모델링 후에 사람들이 몸으로 느끼는 그 변화를 저는 공간의 분위기, 즉 atmosphere 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 공간의 공기를 바꾸는 사람` 이라고 가끔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마다 일러스트가 있는데 누가 그리는 건가요?

우리 식구인 윤형택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립니다. 한 때 사람들이 내가 그린 줄 알더라고요. 저는 내가 하지 않았는데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때마다 윤형택이라는 사람이 했다고 말했어요.

일러스트를 넣는 이유

디자인 회사 `넨도` 아세요? 7-8년 전 SK텔레콤 프로젝트 할 때 외국 유명한 디자이너를 찾는 과정에서 `넨도`의 프레젠테이션을 볼 기회가 생겼어요. `넨도`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하는 방식이 아니라 낱장으로 출력을 해서 종이를 쌓아 놨는데, 첫 장을 딱 넘기니까 일러스트가 나오고 그 일러스트로 컨셉을 설명하더라구요. 계속 영어로 설명을 하는데 그 말을 안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기업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우리만의 일러스트로 표현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 때부터 형택이랑 같이 시작했는데 역시 반응이 괜찮더라구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이것저것 많이 해서 1년에 한 개씩은 기억이 나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5년에 했던 삼성전자리빙페어 입니다. 코엑스 특성상 이틀만에 완성했어야 했는데, 여러 난관이 있었죠. 물방울들이 음악에 맞춰 옆으로 옮겨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굉장히 어려웠어요. 원래 오픈 전날 10시에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새벽 5시까지 작업하고 결국 완성했죠. 다행히도 그 때 고객분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저는 사람들이 제가 디자인한 공간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은데, 그 때 고객분들이 그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반대로 제일 감동 받았던 공간은?

저는 오히려 건축 공간에서 감동을 받았어요. 피터 줌터의 'Themal Bath Vals' 를 겨울에 갔었는데, 눈은 엄청 쌓여 있는데, 몸은 따뜻한 거예요.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는 느낌을 실제로 느끼는 듯 했어요. `신의 경지에 이른 공간이다. `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쉽 스토어 설계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카카오디자인팀과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존 카카오프렌즈샵은 공간이 대부분 노란색이었어요. 그 때는 브랜드를 많이 알려야 하니까 브랜드칼라를 많이 썼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브랜드칼라를 어떻게 뺄 것인지, 그리고 굉장히 많은 상품들의 주목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관건이었어요. 저는 갤러리에서 그림 전시를 할 때 캔버스를 이용해서 시선을 집중시킨 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카카오프렌즈샵 1,2,3층 전체를 연결하는 면을 갤러리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스토리, 브랜드 칼라, 캐릭터 영상 등을 담았어요. 캔버스 안에는 상품 카테고리들을 담고 상품을 교체할 때마다 캔버스도 교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토리는 어떻게 구체화하는가

예를 들어, 영화에서 주인공이 한 명이듯, 캔버스가 컨셉으로 정해지면 그 공간의 주인공으로 생각하면서 걔를 최대한 살리고 나머지는 최대한 죽여요. 그것을 그 공간의 기능에 맞게 풀어내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캔버스 안에 기능적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을 스텝들과 함께 고민해요. 직원들과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이런 과정이 많이 익숙해졌어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저번에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한 학생이 꼭 금기시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냐고 물어봐서 농담으로 약 빼고 다 해보라고 했어요. (웃음) 모든 경험이 나중에는 디자인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해소되니까요. 카테고리를 크게 나누면 책, 여행, 연애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특히, 학생들에게 `어린 왕자`, `데미안`, `꽃들에게 희망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4권은 꼭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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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한 쪽 공간에 그가 책에서 감명받은 구절들이 적혀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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