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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만능 엔터테이너 ‘윤공간’ 디자이너 윤석민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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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심상치 않은 만능 엔터테이너 윤공간디자이너 윤석민

By 허은미 (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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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다. 그가 디자인한 공간을 보노라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는 듯 특별한 기분이 드는가 하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도 같다. 디자이너이지만 재주가수 윤희정과 한 무대에 오를 정도로 노래를 즐기고 집에서는 요리하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일하듯 놀고 놀듯이 일한다는 만능 엔터테이너, ‘윤공간’의 대표 윤석민 디자이너를 만나 보았다. 

Q. 왜 ‘인테리어 디자인’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원래는 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하지만 다니다보니 평면작업이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입체적인, 조형감이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화 ‘Year Of Dragon’를 보다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룸에 크게 반했어요. ‘나도 저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디자이너님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한 마디로 ‘차별화’ 예요. 남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합니다. 제가 디자인 했던 것조차도 딱 봤을 때 ‘윤석민이 디자인했구나’ 하는 뻔한 것이 아니라 남이 한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죠. 물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저는 예전의 윤석민과 지금의 윤석민이 싸우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Q. 디자인 과정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이시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사람’을 가장 중요시 여깁니다. 물병 하나조차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잡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은 곧 인생이에요. 사람이 들어가 생활하기 때문에 사람이 행복하고, 기능적으로 편안한 것이 최고죠. 

Q. 소장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윤공간에 대해 궁금합니다. 작업하셨던 작품들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을 소개해주세요.   

사실 그 어떤 작업도 끝나고 나면 참 아쉽고, 민망한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항상 다음에 할 작업이 가장 멋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베스트를 따지면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았던 공간들을 소개해드릴게요.

1. 아웃도어용 리빙공간 ‘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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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알을 형상화한 ‘알방’이라는 공간이에요. 강원도 양양 오산해변에 위치한 캠핑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최소한의 잠을 잘 수 있을뿐더러 이동도 가능합니다. 방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색으로 차이를 둔 것은 방 이름을 ‘1호실, 2호실’이라고 붙이기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공간의 외형은 금형을 떠서 찍어 낸 것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인 발포 폴리스티렌을 손수 깎은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단열, 경량, 방음, 방풍, 방수 효과가 큽니다. 

2. ART 23.5 정길영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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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친한 도예가의 작품이 담긴 ‘정길영 갤러리’에요. 유리박스로 만든 갤러리 건축물로 거울로 연출한 외부에서의 차가운 물성과 내부의 따뜻한 물성이 혼재하도록 했습니다. 외부 2층 계단은 붉은 색으로 표현하여 임팩트를 주었고 2층에 올라왔을 때 뒷부분을 오픈 시켜서 자연 경관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도록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3. ‘초콜릿 박스’ 혹은 정길영 작가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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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박스는 정길영 갤러리의 연속선상에 있는 작업실입니다. 과감한 레드 컬러나 특이한 형태의 조명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특별하게 생각하시지만 사실 평범한 재료들이에요.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디자인을 뽑아내려고 노력했고 일반적인 물성들의 모습을 조금 달리 했을 뿐이죠. 모든 것은 때론 아주 평범하고 때론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인테리어 회사를 이끌어 가시는 데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인테리어 업계에 디자이너의 지적자산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만연하다는 것이에요. 해외 공간디자이너에게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지만 국내 디자이너들에게는 존중이 부족해서 터무니없는 설계비를 제시하죠. 그리고 설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집을 사던 가게를 새로 차리던 권리금이나 집세 등에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인테리어는 남는 돈으로 대충 하려는 생각들을많이들 가지고 계세요. 하지만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디자인’이에요. 가장 중요한 것을 하찮게 여기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맡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기디자인을 해보고 싶습니다. 권총부터 총알, 비행기까지도요. 뿐만 아니라 휠체어 디자인이라던지 가구 디자인 등 다양하게 해보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안경디자인도 직접 해봤는데 결국 입체는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은 건축가가 건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숟가락 디자인부터 가구디자인까지 모두 다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 뭐해봤냐?’ 를 따지기 때문에 경계에 막혀 있어요. 필립스탁처럼 넘나들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디자이너 ‘윤석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님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가까운 것으로는 홍대 놀이터 같은 곳에서 카혼을 치면서 버스킹을 하는 것이고, 기회가 되면 배우도 하고 싶어요. 저는 사람을 그릴 때나 웃음을 줄 때, 음식을 만들 때, 디자인을 할 때, 노래를 부를 때, 악기연주를 할 때의 기쁨이 다 똑같아요. 내가 만든 음식을 가족들이 먹고 좋아하면 참 행복하고, 제가 한 디자인을 클라이언트가 보고 좋아해주시면 참 행복하죠.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열심히 살고 나서 ‘행복’을 누리고 싶어 하시는데 식은 밥만 먹고 나중에 따뜻한 밥을 먹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순서만 바꾸면 되죠. 늘상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Q. 윤소장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떤 분이신가요?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는 것과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을 굳이 범주를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듯 놀고, 놀듯이 일해야 한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죠. 대학에 출강하여 수업을 진행 할 때도 즐기면서, 세 시간을 수업해도 지치지 않아요. 결국 매사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는 자가 승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외에서 감각적인 공간 디자이너로 인정받은 윤석민 디자이너. 일도 취미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즐기면서도 모든 프로젝트가 예전의 윤석민과 지금의 윤석민이 싸우는 작업이라고 말하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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