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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 올림픽, 광고 금메달은 ?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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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2016 리우 올림픽, 광고 금메달은 ?

남우리(객원 에디터 /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리 고백할 게 있다. 난 올림픽도, 월드컵도 싫다. 스포츠엔 딱히 관심도 없을 뿐더러,  이 기간엔 내가 좋아하는 TV 드라마가 경기 중계에 밀려 결방되는 일이 허다하니까. 올해도 몇몇 드라마의 결방소식에 아주 짜증이 난 상태다. 게다가 광고 대행사에 다니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야근의 동의어가 되었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기존의 광고 제작 스케쥴과 별개로 ‘올림픽 특별광고’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  신입사원일 땐 꽤나 궁금했다. 스포츠 관련 브랜드가 아닌데, 어떻게 올림픽을 활용해 그들 브랜드의 광고를 만드는 지. 하지만 이젠 안다. 광고에 불가능은 없다.

방법 하나, 올림픽의 색을 품은 광고
                                                       


Samsung Galaxy S7 edge Olympic limited edition official launch film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Samsung mobile)

   

삼성 갤럭시는 리우 올림픽을 겨냥해 일찍부터 올림픽 에디션을 제대로 준비한 브랜드 중 하나다. 갤럭시 S7 edge의 디자인을 살짝 변형해, 오륜기 다섯가지 색상을 담아 내놓은 것. 런칭 광고도 미니멀한 검은 배경에 오륜기의 컬러감만 눈에 띄어 심플하게 ‘올림픽’이 느껴진다. 여러 매체를 통해 디자인을 보니 예쁘긴 하지만 누가 사서 쓸까 싶었는데, 리우 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의 힘으로 1만 2,500명의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이 쓰게 되었다. 게다가 선수들이 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개막식을 촬영까지 했단다. 색만 품은 줄 알았더니 선수들 모두를 품은 삼성, 멋지다.

 

  

맥도날드 리우1955버거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한국 맥도날드)
   

40년째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맥도날드도 ‘리우 1955버거’라는 올림픽 에디션 버거를 출시했다.  광고에서 미니멀한 검은 배경에 컬러를 강조한 건 삼성전자 갤럭시와 꽤나 비슷하다. 삼성은 오륜기에, 맥도날드는 좀 더 개최국인 브라질에 초점을 맞춘 컬러로 구성했다는 것이 다른 점. 하지만 난 이 광고를 좋아하진 않는다. 스마트폰은 비싸서 못샀지만 리우 1955버거는 내가 직접 먹어봤는데, 광고에서 느껴진 바와 달리 그것이 굉장히, 아주 굉장히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법 둘, 자신의 색을 입힌 올림픽 광고

 
대한항공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Korean Air)
             

올림픽의 색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색을 과감하게 내세우며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있다. 대표적 예가 대한항공. 하늘색의 전체적 이미지에 흰색의 그래픽, 카피가 조화를 이루며 누가 봐도 대한항공의 올림픽 광고임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대단하게도 스포츠 이벤트 (올림픽, 아시안게임)의 시기마다 대한항공은 그 컬러감과 표현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 꾸준함이 매 번 대한항공 광고의 주목도를 높여줄 것은 당연지사. 나 역시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대한항공의 광고를 궁금해하며 찾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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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인천아시안게임 편, 대한항공 소치올림픽 편 (사진 출처 = 유투브 채널 Korean Air)

       
방법 셋, 올림픽의 감정을 제품의 스펙으로



코카콜라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Coca cola)
                  

리우올림픽 최고의 광고를 뽑으라면, 난 거침없이 코카콜라다. 올림픽 최고의 영예, 금메달의 느낌을 코카콜라의 스펙으로 영리하게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뻥- 제품을 여는 상황을 금메달의 ‘짜릿한 전율’로 치환하며, 올림픽 선수들이 신나서 뻥-뻥- 점프하는 장면과 이어붙인 센스가 하나. 제품을 연 후 탄산에 의해 방울이 위로 톡톡- 튀는 상황을 “끓어오르는 열정”이라고 치환하고 수영장에서 선수가 뛰어들 때 생기는 물방울과 이어붙인 노련함이 둘이다. 덕분에 코카콜라를 열어 목넘김을 할 때 느껴지는 그 쾌감이 금메달을 땄을 때의 그 감정처럼 극대화되는 것. 올림픽과 제품,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서운하지 않게 잘 잡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법도 있어요, 자신의 콘텐츠를 올림픽 콘텐츠로.


모든 브랜드가 매번 올림픽 광고를 만들 시간과 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힘을 들여 광고를 만든다 해도, 소비자가 “노력했구나~ 열심히 봐줄게~.” 라고 생각하며 광고에 집중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난 이미 굉장히 성공했을거다.) 이럴 땐 이미 인기있는 콘텐츠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의 SBS처럼.



SBS 닥터스 리우올림픽 편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SBS)

시청률 20%를 바라보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SBS 드라마 닥터스. 당찬 여주인공의 캐릭터 덕분에 이 드라마에는 유난히 주인공이 운동하는 장면이 많다. SBS는 이를 활용해 최소의 노력으로 한 편의 올림픽 광고를 완성했다. 최소의 노력이 언제나 최소의 주목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이 광고가 TV에 노출될 때, 적어도 드라마 닥터스의 애청자들은 절대 리모콘을 누르지는 않을 테니. 게다가 이미 캐릭터가 학습되어있으니 광고에 대한 이해도 쉽다.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8월, 올림픽 중계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광고들이 참으로 지겹고 미울테다. 그 미운 색안경 틈으로 당신의 마음에 콕 박힐 광고 금메달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내가 딱 그런 걸 만들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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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리는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했으며,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카파라이터로 근무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시리즈, 아모레 퍼시픽 라네즈, 마몽드 등의 캠페인을 담당했으며 2013년 칸 국제광고제 '영라이온스 필름' 부문의 한국 대표이기도 했다.
현재 광고 에이전시 "스튜디오좋"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회사 이름대로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꿈이며, 디자이너이자 아트디렉터인 남편 송재원과 24시간 알콩달콩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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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제품디자인#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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