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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영상이고, 뭣이 사진이여?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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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뭣이 영상이고, 뭣이 사진이여?

   광고계의 신흥 세력, 시네마그래프에 관하여

   남우리(객원 에디터 /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눈싸움을 해보자.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눈물이 찔끔 날 때까지. 이런 생각이 들 거다. 딱 0.1초만 아주 살짝 감았다 뜨면 상대방은 모르지 않을까. 겨우 0.1초잖아. 눈치를 보다가 결국 깜.빡.  눈을 뜨기도 전에 상대방은 이겼다며 박장대소하는 당연한 결과를 만나게 될 거다. 평소엔 인식하지 못 했을 0.1초의 눈 깜박임. 이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힘은 당신이 눈을 깜박이지 않기 위해 했던 행동, 바로 ‘정지’다.

최근 광고에서 신흥세력으로 떠오른 ‘시네마그래프’는 이 정지의 마력을 십분 활용한 기법이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  ‘시네마그래프(cinemagraph)’는 시네마(Cinema)와 포토그래프(Photograph)의 합성어인데, 이름 그대로 정적인 사진 속 일정 부분만 동영상처럼 움직임이 느껴지게 하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날 많이 배 아프게 했던  G마켓 광고는 이 장르와 매력적인 설현을 잘 버무려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데 대 성공했다.



G마켓 TVC -패션 컬렉션 (동영상 출처 : 유투브 채널 GmarketZone/ 대행사 : 제일기획)

     
위 영상의 첫 번째 광고로 이야기해보자. 정지한 화면 속 달짝 달짝 움직이는 설현의 다리만 바라봤다면 당신은 이미 이 시네마그래프 기법에 홀렸다. 광고주가 이 광고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건 아마도 설현이 입은 스키니진. 주변 환경을 정지시키며 최소한의 톤앤 매너만 부여한 채, 움직이는 설현의 다리에만 시청자 스스로가 집중하게 한 것이다. 설현의 작은 움직임을 극대화해주는 효과음은 이 광고의 화룡점정. 왼편에서 디졸브 되며 시선을 조금 분산해가는 카피 자막이 개인적으로 아쉽긴 하지만, 이것이 예술 작품이 아닌 광고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 광고는 시청자의 15초를 온전히 판매하고 싶은 제품에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시네마그래프예시_스와로브스키팔찌1.gif  시네마그래프예시_스와로브스키팔찌2.gif

 스와로브스키 Slake Bracelet  (동영상 출처 : 스와로브스키 페이스북 페이지)


G마켓의 시네마그래프가 전통적으로 당연 영상이어야 하는 TV CF를 의도적으로 멈춰, 사진처럼 표현하는 방향이었다면 스와로브스키의 Shake Bracelet 화보는 그 반대다. 화보의 일정 부분만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게 한 것. 왼편의 화보는 손에 놓인 Shake Bracelet만 바람에 따라 움직이게 하며 팔찌의 가벼움을 기분 좋게 표현했고, 오른 편은 팔찌에 박혀있는 크리스털만 동영상으로 작업하여 그 반짝반짝함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마치 크리스털이 햇빛을 반사시키며 스스로 빛나는 것처럼.

국내 광고에서는 최근에서야 대두되고 있지만 사실 우리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시네마그래프 기법을 경험한 적이 있다. 10년간 지속되며 64억의 흥행성적을 올린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이 기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기 때문. 마법 세계의 신문, 그리고 마법사들이 간직하는 움직이는 사진 등은 모두 시네마그래프 기법을 활용해서 완성되었다. 마법인 줄 알았겠지만, 기술이었다! 아마도 당신이 경험한 첫 번째 시네마그래프 작품이지 않을까.

 
시네마그래프예시_해리포터.gif
영화 해리포터 속 움직이는 신문  (동영상 출처 :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TV, 인쇄 등의 4대 전통 매체를 넘어 디지털, 모바일에서의 광고를 고민해야 하는 지금, 데이터를 쓰며 영상을 봐야 하는 소비자에게 ‘광고’를 위한 데이터를 바라는 건 너무나 큰 욕심이 아닐까 항상 고민했다. 영상보단 가볍고, 사진보단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시네마그래프’는 많은 것이 바뀐 현 시장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장르라고 여겨진다. 이미 누구든지 쉽게 시네마그래프를 만들어볼 수 있는 앱들이 출시되어있으니, 한 번 시도해보자. 잘만 만들어본다면, 당신의 SNS에 팔로워가 솟구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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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리는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했으며,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카파라이터로 근무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시리즈, 아모레 퍼시픽 라네즈, 마몽드 등의 캠페인을 담당했으며 2013년 칸 국제광고제 '영라이온스 필름' 부문의 한국 대표이기도 했다.
현재 광고 에이전시 "스튜디오좋"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회사 이름대로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꿈이며, 디자이너이자 아트디렉터인 남편 송재원과 24시간 알콩달콩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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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디자인#광고#영화#시네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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