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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렘콜하스 인터뷰] "건축,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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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건축,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26일 방한한 건축가 렘 콜하스
"공공 줄고 상업 프로젝트 늘어나… 건축의 전통적 개념 바뀌고 있어"

(조선일보=김미라 기자)

 

 

 

Courtesy of OMA / Photography by Fred Er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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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 위 대형 화면에 폭파된 도시의 흑백 사진이 나왔다. "이곳이 제 출발점입니다. 저는 전쟁(2차 대전)으로 폐허가 된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습니다. 전쟁을 겪은 한국인들은 공감할 겁니다. 이 처참한 기억을." 이내 사진은 인도네시아로 바뀌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작가)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가서 살았어요. 식민지 시대의 아시아는 어린 시절 제게 큰 영향을 줬습니다. 커서 기자를 했고, 영화도 제작했지요."

26일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14' 연사로 나선 건축가 렘 콜하스(70·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칠십 평생을 압축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전쟁과 평화, 언론과 건축, 동과 서를 오간 이 노마드 건축가는 오늘날 건축·디자인의 진화에 할 말이 많았다.

콜하스는 2000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탔고, 시애틀 공공도서관과 리움(공동설계), 서울대미술관 등을 설계한 스타 건축가다. '건축계의 이론가'로 통하는 그는 "지금은 전통적인 건축의 개념이 바뀌는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건축의 관심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소셜 하우징), 도시 계획 등 공공 프로젝트가 줄어들어 건축가들이 민간 프로젝트를 많이 할 수밖에 없어요. 구찌, 카르티에 같은 명품 브랜드 가구를 디자인하는 건축가에게 전통적 잣대로 '위대한 건축가'라는 수식을 들이밀 수는 없을 겁니다. 건축가란 직업 자체가 변하고 있으니 '위대한 건축가'를 가늠하는 판단 기준도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그 역시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뉴욕 매장과 패션쇼 런웨이 디자인까지 했다.

오늘날 건축가들이 진정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민간 프로젝트가 많아져 건축가가 공익보다는 사적 이익을 위해 일하게 되는 구조다. 그러니 고객의 야심에 취약하게 노출되기도 한다"고 했다.

외국 건축가들이 한국 문화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작업할 때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올 베니스건축비엔날레 감독이었던 그는 "모든 비엔날레 참가국이 자신만의 역사, 언어, 현대화 과정과 함께 세계화되고 인터넷 지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줬다. 외국 건축가가 해당국의 문화를 이해 못 하는 게 아니라 그 나라가 내부적으로 겪는 전통과 현대의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마침 강연이 열린 DDP의 설계자 자하 하디드는 콜하스가 영국 AA스쿨 교수 시절 가르쳤던 제자이자 그의 설계 사무소 OMA의 직원이었다. DDP에 대한 인상을 묻자 "다른 건축가의 작품은 평하지 않는다"면서도 "건축은 복잡한 예술인데 오늘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건물을 지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특정 프로젝트에 임할 땐 해당 국적 직원을 통해 그 국가가 당면한 이슈를 담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정보를 모아서 패키지 하는 것이 내 일에서 중요한 과정"이라고 했다. "어떤 직원을 뽑느냐"고 한 청중이 물었다. "초현실적인 의견을 되풀이하는 사람, 모든 것에 시비 거는 듯 비판하는 사람은 절대 안 뽑아요. 무조건 불복종하겠다는 비판 의식은 아무 도움이 안 되니까."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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