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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디자인마켓] 시골과 도시를 잇는 브랜딩…“소비자들의 정서 코드 파고들어라”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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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시골과 도시를 잇는 브랜딩…“소비자들의 정서 코드 파고들어라”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둘째날
-김근우 시도연구소 디렉터 ‘문화코드와 트렌드 접목하는 디자인과 브랜딩’ 강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어릴적 밭에 가시는 할머니 따라 가는 길에 사탕수수밭이 있었습니다. 과자 사주라 떼를 쓰던 철부지에게 과자보다 사탕수수를 주셨지요. 그땐 사탕수수가 뭔지도 몰랐지만 오물오물 씹다보면 단맛이 나는게 신기하고 맛있었습니다. 그후엔 동네 슈퍼보다 할머니 따라다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할머니는 밭일을 도와주러 가는 거냐고 기특해 하셨지만, 사실 사탕수수 먹으러 가는 속셈이었지요.”

초등학생의 일기, 혹은 짧은 동화를 연상시키는 이 글은 유기농 사탕수수당, 즉 설탕 제품에 써 있는 내용이다. 이 제품의 브랜딩을 담당했던 시도연구소(시골과 도시를 잇는 연구소)의 김근우 디렉터는 2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1층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토크 시간에서 ‘문화코드와 트렌드를 접목하는 디자인과 브랜딩’에 대해 1시간여 동안 강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브랜딩은 무엇일까. 기업 트레이너이자 컨설턴트인 스캇 데밍은 그의 저서 ‘유니크 브랜딩’에서 “브랜딩은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인식이나 신념이 될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설탕 제품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어린 시절 시골에 살았던 경험을 되살렸다. 브랜딩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딩을 할 때 이것이 정말 잘 팔릴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정서 코드를 파고 드는 브랜딩을 해야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나라, 문화 그리고 개인의 체험
에 따라 각기 다른 정서적 코드를 갖고 있다. 브랜딩은 이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브랜딩했던 곡물브랜드 ‘한 되’의 사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 과정을 따라가보면 이렇다.

“한국 사람들에게 밥(쌀)이란 뭘까. 주식
의 기본적인 개념을 떠나 문화적 관점(정서 코드)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밥 많이 먹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밥은 한국 사람들에게 힘이고, 정(情)이다. 이것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정서 코드이기도 하다. 또 한국 사람들은 ‘한 숫가락 더 먹어, 한 그릇 더 먹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는 이 ‘더’를 콘셉트화하고 시각화하기로 했고, 그 때 떠오른 이미지가 바로 ‘되’였다. 되는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쌀을 담는 그릇으로써 가장 익숙한 이미지다. 더와 되, 여기에서 ‘한 되’라는 브랜드가 나왔다.”

이 브랜드에는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우리 것들을 되살리자는 의미도 들어 있다. 시골과 도시를 잇는 매개체로써의 연구소, 시도연구소가 추구하는 브랜딩 목표와도 맞아 떨어지는 작업인 셈이다.

 

시도연구소가 유기농 사탕수수당과 자연방목 유정란 등을 만드는 식품 브랜드 ‘옳것’을 브랜딩했던 사례 역시 참석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어떤 식품 브랜드를 만들것인가를 생각하며 먹거리의 이슈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재 먹거리 시장은 좋은 것(친환경, 청정지역, 유기농 등)과 나쁜 것(인공 조미료, 방부제, 동물학대 등)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나쁜 것’은 무엇일까. 좁은 닭장에 갇힌 닭들, 다량의 농약을 뿌리는 모습…. 이런 것들이 나쁜 것이었다. 결국 나쁜 것은 좋지 않은 것, 옳지 않은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렇다면 좋은 것은? 또다시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사탕수수를 통째로 먹는 아이들, 닭이 자유롭게 밭에서 뛰어노는 모습 등이 연상된다. 원래 이랬던 것, 이래야 했던 것들이다. 결국 좋은 것은 원래의 것, 옳은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서 나온 브랜드가 ‘옳것’이었다.”

김 디렉터는 실무자들을 위한 브랜딩 전략에 대해서도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패키징을 할 때) 캘리그라피도 쓰고 싶고 멋진 동양화도 쓰고 싶었지만 예산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그림 그리는 학생들에게 맡겼더니 퀄리티가 한참 떨어졌다. 결국 고전 명화에서 이미지를 차용하기로 했다. 명화는 저작권자 사후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되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자연건강식품 브랜드인 ‘무병장수’의 산수유환. 그는 이 제품에 김홍도의 ‘씨름’ 그림을 차용했고, “산수유가 몸에 그리도 좋다는구나”라는 글을 고전적인 글씨체로 써 넣었다.

한편 헤럴드디자인포럼 개막 이틀째를 맞는 27일 미니어처 푸드의 대가인 피터 캘러한의 푸드토크와 시도연구소의 브랜딩 강연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8일에는 박진 어반비즈 대표의 ‘도시양봉 강연’, 29일에는 커피로스팅 전문기업 알레그리아와 앤트러사이트의 ‘커피 토크’와 이소현 교수의 ‘함께 나누는 라이프스타일 제안’, 30일에는 캘리그라피 프로젝트팀 사공공공(4000)의 ‘캘리그라피 시연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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