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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공간을 인테리어하다 [디자인 플러스-LG전자 디자이너 3인 ‘오브제컬렉션’을 말하다]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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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은은한 색상·고급 소재’ 공간과 조화

美 색채연구소 협업...다양한 컬러 추출

세대별·연령별 소비자 선호도 조사도

가구용 특수소재 적용 ‘혁신적 평가’

제품개발부터 고객경험 적극 반영

“보기만해도 풍족하고 따뜻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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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브제컬렉션 디자인을 총지휘한 정욱준(가운데) 디자인연구소장과 제품 컬러와 소재를 기획한 남기완(왼쪽) CMF(color· Material·Finishin) 책임연구원, 제품 디자인을 담당한 김상헌 HAC(Home Appliance & Air Conditionin) 책임연구원이 오브제컬렉션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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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브제 컬렉션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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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브제 컬렉션 워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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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브제 컬렉션 공기청정기

“컬러 정말 세련되게 잘 뽑았네요.”

 

의상 디자이너가 듣는 말이 아니다. 색조 화장품 개발자가 듣는 말도 아니다. 가전 제품 디자이너가 최근 듣고 있는 말이다. LG전자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 디자인을 총괄한 정욱준 LG전자 H&A 디자인연구소장은 고객들로부터 이 간단하면서도 가장 본능적인 반응을 받았을 때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언제부터 어떻게 가전에 고급스러운 색이 입혀졌을까. 지난 14일 LG전자 트윈타워 기자실에서 오브제컬렉션 디자인을 총지휘한 정욱준 디자인연구소장, 제품 컬러와 소재를 기획한 남기완 CMF(color· Material·Finishin) 책임연구원, 제품 디자인을 담당한 김상헌 HAC(Home Appliance & Air Conditionin) 책임연구원 3인을 만났다.

 

LG 오브제컬렉션은 2018년 출시한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LG 오브제(LG Objet)에서 주방, 거실, 세탁실 등 집 전체의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컬렉션으로 재탄생한 신개념 가전이다.

 

오브제컬렉션은 은은한 색상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주변 공간에 스며들면서 분위기를 살려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컬러 가전이 트렌드가 되면서 메탈, 블랙, 화이트 중심이던 가전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제는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바꿔주는 색을 찾는 것이었다.

 

 

정 소장은 “가전이 공간에 너무 스며들면 존재감이 없고 반대로 색감이 강하면 부담스럽게 된다”면서 “이를 조율하는 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그 알맞은 색감을 찾기 위해 세계적인 색채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Pantone Color Institute)와 협력했다. 이들과 토론을 하고 다양한 색상을 추출하며 폭을 좁혀갔다. 여기에 사용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소비자 선호도 조사까지 진행했다.

 

김상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고객들을 모집할 수 없어 임직원 수백명을 세대별, 연령별로 나눠 선호도 조사를 했던 게 기억이 남는다”면서 “수많은 색상과 제품을 한자리에 놓을 수 없어 200평대 전시실을 빌려 조사를 했고 그렇게 처음 11개의 색상이 선택됐다”고 떠올렸다.

 

재질도 중요한 요소다. 글라스나 메탈처럼 기존 소재가 아닌 새로운 게 필요했다. 열이나 오염 등에 강해야 하는 가전제품 특성상 재질의 개성과 기능을 모두 충족시키는 소재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엔지니어를 찾아가 ‘이제 가전은 기계만이 아니고 가구일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었다.

 

이탈리아 가구소개 업체 아르파 인더스트리알레(Arpa Industriale)가 만든 특수소재인 페닉스‘ 재질을 가전제품에 적용한 것은 내부적으로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인은 실제 공간을 변화시켰다. 세탁기가 있던 다용도실이 대표적이다. 정 소장은 “그동안 세탁기는 가장 기계같은 가전이었다”면서 “실제 냉장고, 에어컨 등은 이름에서 기계가 들어가지 않는데 세탁기만 혼자 기기로 불렸다” 고 했다.

 

“한번도 딸이 ‘빨래해서 감사합니다’를 하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음식을 하면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냉장고에서 찬물을 마시면 시원하다고 느끼고 에어컨 앞에서도 상쾌함을 느끼잖아요. 근데 세탁기 앞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죠. 그걸 바꿀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후 워시타워가 출시되고 딸은 세탁실로 뛰어가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딸이 빨래를 한아름 안고 “아 너무 따뜻해, 부드러워”라고 말하는 모습은 다시 그에게 영감을 줬다. 워시타워에 오브제컬렉션의 다양한 색상을 더하면서 창고 같기만 했던 다용도실을 꾸밀 수 있는, 포근한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생각했다.

 

디자이너들은 코로나 19 이후 늘어난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코로나 때 집에 있던 홈 가전가구를 바꾸면서 느꼈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경험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이고, 디자이너로서 그런 경험들을 채워나갈 기회는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

 

남기완 연구원은 “특히 코로나로 모든 기준이 바뀌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조건도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졌다”면서 “이를 디자인적으로 잘 채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제품을 디자인 할 때부터 고객 경험을 염두에 두고 이를 적극반영 해야 한다는 것이 정 소장의 지론이다. 그는 이를 테이블에 놓인 물병을 들어 비유했다.

 

정 소장은 “그냥 물병을 사는 순간이 아니라 따서 먹고 버리는 순간까지가 고객 경험”이라면서 “이제는 라벨 떼고 구기고 분리 수거하는 것까지 고객 경험으로 봐야 하고, 어떻게 하면 라벨을 쉽게 떼게 할 건지, 더 작게 구겨지게 할 것인지까지 고민하는 게 모두 디자이너가 할 일”이라고 했다.

 

디자이너들은 오브제컬렉션이 “보기만 해도 공간을 풍족하게 주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원래 뭔가 갖고 싶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된다”면서 “눈 뜨자마자 보이는 집이 따뜻하고 매력적인 공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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