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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民畵로 풀어낸 ‘닭 그림전’…부귀공명·다산의 기운 ‘한가득’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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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民畵로 풀어낸 ‘닭 그림전’…부귀공명·다산의 기운 ‘한가득’


“닭 그림에 맨드라미를 함께 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맨드라미가 닭 머리에 볏(벼슬)과 흡사해 계관화(鷄冠花)라고 일컬어지는데, 닭과 맨드라미가 함께 있으면 관상가관(冠上加冠)입니다. 즉, ‘관 위에 관’이 있다는 뜻이죠. 높은 벼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닭과 모란을 함께 그린 경우는 수탉이 하늘을 향해 크게 우는 모습이 주로 그려지는데, 이것은 부귀공명(富貴功名)을 표현한 것입니다. 수탉을 한자로 공계(公鷄)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공(公)자와 운다는 뜻의 명(鳴)은 ‘功名(공명)’과 읽는 음이 같아 ‘공을 세워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쓰였지요. 여기에다 부(富)의 상징인 모란꽃을 더하면 ‘부귀공명’이 되는 것입니다”

닭을 주제로 그린 민화에는 이처럼 숨은 뜻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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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높은 벼슬과 다산을 상징한다. 수탉은 ‘닭벼슬’에 벼슬을 얻는다는 뜻이 있으며, 암탉은 매일 알을 낳기 때문에 다산(多産)으로 자손의 번창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서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대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량 살처분이라는 비극의 주인공이 돼버린 닭의 위상과는 천지차이다.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을 맞아 닭을 소재로 한 민화전시가 열린다. 닭의 위상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길 바라는 바람과 새해를 맞아 불행을 막고 복을 비는 벽사초복의 뜻으로 닭이나 호랑이 그림을 집안 곳곳에 걸었던 세화(歲畵)의 전통도 담은 전시다.

롯데갤러리는 한국 대표 민화가 서공임(57)작가의 개인전 ‘새날을 여는 새 그림-서공임 민화전’을 연다. 서공임은 40년간 민화만을 그린 작가로, 국내 개인전은 2년만이고 닭을 주제로 한 전시는 12년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민화 4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전통적인 민화와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전통 색감을 바탕삼아작가가 창조적으로 재해석된 민화를 선보이는 것이다. 특히 전통 자수나 배겟보에서 보이는 닭문양이 화폭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공예에서 묘사되는 닭은 민화의 그것보다 장식적이고 색채가 강하며, 평면적이고 단순한 조형이 특징이다.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닭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벼슬에 벼슬을 더해 고귀한 신분이 되고 싶고, 날카로운 닭의 발톱처럼 단호하고, 앞으로 쭉 내밀어 편, 닭의 가슴처럼 당당하고, 소박해 보이면서도 화려한 닭의 꼬리처럼 넉넉한 인생을 살고 싶다. 그리고 새벽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세상을 알리는 믿음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는 작가의 말 처럼 희망찬 한 해를 바란다면 들러볼만하다.

전시는 2월 5일까지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이후 3월 5일까지는 안양점에서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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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전시#새해#아트#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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